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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이종환 도자기, 천안 아토배기!!

by 호자나무 2024. 11. 17.

뚝배기가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건 조선시대 후기였다. 지체 높은 양반은 놋그릇과 백자를 주로 사용했고, 서민은 옹기와 뚝배기로 식생활을 이어갔다. 그래서 옛날 어머니들은 한 끼라도 따뜻하게 먹이고 싶은 애정을 뚝배기에 가득 담았다. 저렴한 서민 그릇이니만큼 주막이나 장터 국밥집에서도 주로 뚝배기를 사용했다. 한국 사람이라면 뚝배기에 각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어머니의 사랑이자 서민들의 애환이 담긴 그릇, 뚝배기는 배고픈 시절의 향수이자, 세월의 기억이다. 투박한 손으로 내어주던 어머니의 그릇, 뚝배기에 담긴 그리운 이야기와 추억을 만나본다.

 

 

 

1. 가난했던 시절의 애환, 그리움을 담아서 만드는 뚝배기 – 경기도 이천시!!

‘뚝배기’하면 떠오르는 천편일률적인 생김새는 대량생산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종환(65세) 씨는 전통 방식의 수작업을 고집하며 뚝배기를 만들고 있다. 그가 처음 흙을 만지기 시작한 것은 열다섯 살 때였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가정 형편이 어려워 중학교 진학은 꿈도 꾸기 힘든 시절이었다. 6.25 전쟁 때 포탄에 청력을 잃은 아버지와, 고된 현실을 견디지 못하고 가족을 떠난 어머니. 그는 두 동생을 먹이고 가르치기 위해 도예가였던 친척 아저씨의 작업장에 취직하게 된다. 다행히 재능이 있었던 그는 각종 미술품 공예전에서 수상하며 도예가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지만, 25년 전부터 뚝배기에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다.

한국인의밥상-이천시-이종환도자기
이미지 출처: KBS '한국인의 빕상'

 

▶ 경기도 이천시 '이종환도자기' 를 아래에서 만나보세요~~

 

이종환도자기

 

 

 

우리 일상에서 사용하는 그릇인 만큼 쓰임새가 많고, 꾸준하게 판매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계산이 있었다. 가난 때문에 가족을 떠난 어머니를 떠올리며 그는 가족들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자 노력했다. 도예가가 값싼 뚝배기를 만든다고 수군거리는 사람도 많았지만, 전통을 되살리고 가족을 지키겠다는 신념으로 뚝심 있게 뚝배기를 제작했다. 흙을 채로 거르는 작업에서부터 유약을 바르고 재벌구이에 이르기까지 보름 가까이 걸리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가족의 도움 덕분에 뚝배기 제작에 집중할 수 있었다. 고생하는 아내와 딸에게 종종 멸치국수로 보답한다는 이종환 씨. 멸치 반, 국수 반을 넣고 끓이는 국수는 허기를 달래주는 동시에, 먹을 게 귀하던 시절 힘을 주던 보양식이기도 했다.

한국인의밥상-이천시-이종환도자기
이미지 출처: KBS '한국인의 빕상'

멸치국수를 먹을 때면 그 시절의 기억이 떠올라 눈물이 핑 돌곤 한다. 남편의 아픈 과거를 위로하기 위해 아내는 남편이 만든 뚝배기에 정성과 애정을 담아 음식을 만들었다. 두 달에 한 번, 가마 작업하는 날마다 먹었던 돼지고기 애호박젓국찌개는 지금도 이종환 씨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다. 배우지 못한 설움에 눈물을 흘릴 때도 있었지만, 뚝배기를 만들면서 그의 인생은 더욱 단단해졌다.

 

2. 어머니에게 위로를 건네는 딸의 뚝배기 한 상 – 충청남도 천안시!!

도예가였던 최진선(42세) 씨의 뚝배기는 어머니의 부엌에서 시작됐다. 제사 음식 준비로 바쁜 어머니는 1년에 14번의 제사를 치르며 손님맞이에 여념이 없었다. 부엌에서 열심히 음식을 만들어도 정작 밥상에는 어머니의 자리가 없어서 서서 대충 먹고 치울 때가 많았다. 어머니가 이제는 자기 자신을 위해 요리하고, 예쁜 뚝배기에 담아 스스로를 대접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진선 씨는, 그녀의 뚝배기가 전통적인 모양새를 넘어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게 되었다. 손잡이가 달린 편수부터 프라이팬, 약탕기를 닮은 달임 주전자까지, 전통의 뚝배기를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국인의밥상-천안시-아토배기
이미지 출처: KBS '한국인의 빕상'

▶ 뚝배기 도예  '아토배기' 를 아래에서 만나보세요~~

 

천안시 아토배기

 

 

최근 몇 년간 식문화가 변화함에 따라 오븐 사용이 가능한 뚝배기도 개발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런데 친정어머니 못지않게 진선 씨의 뚝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한 명 더 있다. 바로 시어머니다. 시아버지가 운영하는 도자기 공장에서 매일 40여 명의 직원에게 밥을 해 먹이느라 시어머니 역시 부엌에서 고단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평생 남을 먹이느라 부엌에서 허리 한 번 펴지 못한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 두 어머니를 초대해 직접 만든 뚝배기에 음식을 대접하는 것이 요즘 진선 씨의 즐거움 중 하나가 되었다.

한국인의밥상-천안시-아토배기
이미지 출처: KBS '한국인의 빕상'

종갓집 맏딸이었던 진선 씨는 어릴 때부터 고사리손으로 어머니의 음식을 도왔고, 어머니는 자기 먹을 밥은 직접 할 줄 알아야 한다며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밥하는 걸 돕게 했다. 이렇게 음식을 해본 경험이 뚝배기 제작에도 그대로 반영되었고, 어쩌면 친정어머니의 선견지명이 진선 씨를 뚝배기의 길로 이끌었는지도 모른다. 어머니에게 배운 음식에 신세대인 자신만의 감각을 더해 음식을 만들고, 두 어머니가 행복하게 먹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고 한다. 한평생 가족을 위해 희생했던 어머니들에게 며느리이자 딸이 선사하는 위로의 뚝배기 한 상을 만나본다.

 

 

 

이처럼 뚝배기는 단순한 그릇이 아니라, 가족의 사랑과 희생이 담긴 소중한 유산이다. 각자의 뚝배기 속에는 어머니의 정성과 그리움이 가득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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