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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백록담의 위대함을 마주하며... 2.

by 호자나무 2024. 5. 31.

1. 성판악 탐방코스 등반 시작

 

이제부터 한라산 등반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성판악 탐방코스로 들어서면 울창한 숲 속 현무암으로 깔린 오솔길이 시작됩니다.. 공기는 상쾌하고 청량하여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울퉁불퉁한 바닥의 돌들로 눈이 바쁜 산행을 30여분 하다 보면 서서히 호흡은 빨라지고 몸에서도 기분 좋은 열이 오르기 시작합니다. 성판악 입구에서 속밭 대피소까지는 완만한 경사의 현무암 돌길이라 바닥을 살피며 오르게 되는데 거리는 4.1km로 대략 1시간 30분 정도 산행을 하게 됩니다. 한라산을 오르면서 화장실은 속밭 대피소와 진달래밭 대피소 두 군데 마련되어 있기에 속밭 대피소에 도착하셨다면 급한 마음은 없어도 화장실에 들러주시는 것도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2. 속밭 대피소에서 진달래밭 대피소

 

속밭 대피소에는 나무데크가 넓게 펼쳐있고 쉬어갈 수 있는 테이블이 놓여 가볍게 보충해 주시면 좋습니다. 우리는 피로하지는 않았으나 구운 계란과 모닝커피를 나눠 먹으며 앞으로 펼쳐질 한라산의 등반에 설레어 한라산 얘기를 주고받았습니다. 가볍게 흥분되어 있는 상태라 그 설렘을 더는 미룰 수 없어 서둘러 가방을 여미고 출발합니다.. 발 밑의 돌들을 살피며 한참을 가다 보면 작은 이정표를 만날 수 있습니다. 왼쪽 작은 오르막길을 오르면 사라오름이 나온다는 이정표입니다. 사라오름은 한라산의 동쪽 정상부가 보여 경관이 뛰어나고 산정호수와 어우러지는 오름 자체의 모습도 아름답다고 합니다. 사라오름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 왕복하게 되면 40분 정도 소요가 된다고 하나 우리는 한라산 등반이 초행이라 앞으로 남은 산행의 체력안배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아쉬움은 많았으나 다음을 기약하며 사라오름을 뒤로하고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갈림길을 지나고도 한참을 걷고 걷고 이 길이 끝나는 곳이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 때쯤 길옆으로 키 작은 진달래가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아 곧 진달래밭 대피소인가 라는 흥분에 조금 더 힘을 내 봅니다. 속밭 대피소에서 진달래밭 대피소까지 3.2km를 오르면 조금은 숨이 거칠고 다리가 무의식적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느낌을 마주 합니다. 그렇게 지친 몸으로 진달래밭 대피소에 오르면 지금까지 산행으로는 가려져있는 하늘로 어디쯤 왔는지, 한라산 정상은 어디쯤인지 전혀 보이지 않아 얼마나 가야 하는지 막연했던 마음이 저 멀리 정상이 눈에 들어오면서 또 다른 설렘이 시작합니다. 한 모금의 물과 당을 섭취하며 다리 쉼을 하다 문득 한라산 정상이 올려다 보이면 다시 그곳을 오를 설렘에 마음이 바빠집니다..

 진달래밭 대피소에 도착하셨다면 시간을 확인해 주셔야 합니다. 본격적으로 한라산 정상을 향한 등반은 이곳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시작이며 이곳에서는 한라산으로 오르는 등산객 안전을 위해 시간 통제를 하고 있습니다. 5~8월 하절기에는 진달래밭 대피소에 오후 1시까지 도착해야 백록담으로 가는 걸음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늦게 도착하면 통제로 인해 더 이상 산행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참고로 춘추절기인 3~4, 9~10월은 12시 30분까지 도착해야 하며, 동절기인 1~2, 11~12월은 12시까지 도착해야 산행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3. 진달래밭 대피소를 지나 한라산 정상으로

 

진달래밭 대피소를 지나 백록담까지는 거리로 2.3km이지만 이곳에서부터 서서히 등산로가 가파르게 올라가게 됩니다. 다리근육이 뻑뻑하게 수축되는 느낌과 거칠고 빨라진 호흡은 한라산 정상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몸의 힘듦이 알려주고 있습니다. 진달래밭 대피소까지의 산행은 뒷동산 오르는 정도인  듯 우습게 넘기고  다리의 감각이 구름 위를 걷는 듯 , 무거운 듯, 허방을 걷는 듯  극강의 거친 호흡으로 발만 보면서 올라가기를 끝없이 끝없이 하다 보면  ' 아 여기가 한라산이구나' 라는 탄식이 절로 나옵니다. 거친 숨이 나를 집어삼킬즈음 멈추어 뒤돌면  제주도 동북쪽과 동남쪽 지형이 한눈에 물감 흐르듯 펼쳐져 보입니다. 특히 동쪽에 위치한 성산일출봉과 그 뒤로 납작하게 퍼져 보이는 우도 섬이 보이는데 높게만 보였던 성산 일출봉이 작은 모래 조약돌 하나가 잔잔한 물가 옆에 조용하게 놓여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라는’ 문구처럼 '성산일출봉이 높다 하되 한라산 아래 뫼이로다'라고 조용히 읊어 봅니다. 이렇게 발아래 펼쳐 보이는 모습이 삶을 조금 더 겸손하게 살아가야 함을 백록담 가는 길에 햇살과 바람과 숲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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