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09일(월) ~ 09월 13일(금) 오전 7:50 KBS1에서 한 중학생의 자신만의 로드맵을 찾아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들을 담은 인간극장이 상영됩니다. 공부 잘하고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가 되어버린 요즘 시대에 사라진 꿈을 찾아 자신만의 길을 찾아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한 중학생 소년이 있습니다.

경북 봉화에 사는 열네 살 배재현 군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배재현 군은 굴착기, 지게차, 트랙터, 이앙기까지 웬만한 농기계는 그 누구의 도움 없이 다룰 줄 하는 대단한 소년입니다. 재현이는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지난해 이미 굴착기 운전기능사 자격증까지 취득하였습니다. 고추밭, 담배밭 등 집안의 농사 스케줄을 시기에 따라 어떻게 해야 되는지 잘 알고 있고 무더운 여름 더위속에서도 일찍 일어나 밭으로 달려 나가는 열정 가득한 농사꾼입니다.

컴퓨터 게임을 해도 농사짓는 게임만 즐겨할 만큼 오로지 농사와 농기계에만 모든 관심을 쏟는 재현이 때문에 엄마 김창숙(42)씨는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것들을 알아보고 경험해 볼 나이에 너무 일찍 자신이 정해버린 길을 쫓아 열정을 쏟고 있는 아들이 기특하면서도 한편으론 걱정이 앞서고 있습니다. 반면에 재현이와 같은 사춘기시절을 보냈던 아빠 배기화(42)씨는 본인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하고 수없이 많은 실패와 함께 동시에 다시 일어서는 힘을 길러야 자기가 진정 원하는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믿기에 아들 재현이의 농사 스승이 되어 농부 수업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무더운 날이지만 제때에 수확을 해야 좋은 결과를 볼 수 있기에 담배밭과 고추밭을 오가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젊은 소년이 눈에 들어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얼굴에 솜털이 채 가시지 않은 앳된 얼굴, 열네 살 소년 재현입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올해 중학생이 된 재현이는 동네에서 모르는 이가 없는 부지런한 어린 농사꾼입니다. 아기 때부터 굴착기만 보면 울음을 뚝 그쳤다는 소문답게 걸음마를 떼기 전부터 아빠 무릎에 앉아 여러 농기계를 타기 시작했고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농사에 관심을 갖고 아빠일을 돕기 시작했습니다. 굴착기, 트랙터, 지게차, 이앙기까지 못 다루는 농기계가 없어서 6만 평 규모의 농사를 짓고 있는 아빠에게는 큰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빠일을 도우며 농사일을 배워나가는 시간들이 재현이는 자신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뭐든지 열심히 잘하는 아빠 배기화(42)씨는 재현이에게는 너무나 자랑스럽고 멋진 아빠이자 우상으로 닮고 싶은 롤모델입니다. 봉화가 고향인 배기화 씨는 역시 농사짓는 부모님 밑에 자라 어릴 때부터 농사를 도왔고 손재주가 좋아서 학창 시절에는 온갖 만들기 대회를 휩쓸었다고 합니다.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어린 나이에 서울에 올라가 많은 고생을 했었던 배기화 씨는 다시 고향에 돌아와 농사를 짓게 되면서 무언가를 키워내고 가꾼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를 깨닫게 되었고 비로소 농사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아빠 배기화 씨는 본인의 인생 경험을 통해 재현이도 스스로 경험하고 배움을 통해 자신이 찾고 있는 로드맵을 잘 찾을 수 있도록 지켜봐 주고 도와주고 싶은 생각이며, 재현이가 정말 농사를 좋아하고 사랑하여 농사꾼이 되기를 원한다면 일찍 농사의 길을 열어주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반면에 엄마 김창숙 씨는 농사에 푹 빠져 있는 재현이의 모습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동네에서 보기엔 너무나 기특하고 부지런한 농사 신동이자 효자이지만 어린 나이에 농사 외길만 파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한참 많은 것을 배우고 넓은 세상을 알아가면서 자신의 진로를 정해도 될 나이에 배움을 소홀히 하고 학교가 끝나자마자 농사를 하겠다고 집으로 달려오는 재현이가 안심보다는 걱정이 큰 게 사실입니다. 또한 같은 또래와 함께 어울리며 성장하는 즐거움을 놓치고 있는 게 아닐까 우려스럽습니다.

열네 살 어린 나이 재현이는 중학교 1학년이지만 자신이 진학할 학교도 이미 정해놓았습니다. 농업계 특성화 고등학교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농사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고 이후 한국농수산대학교에 진학하겠다는 자신만의 진로를 세워 놓았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우리나라 최고의 농부가 되는 것이 꿈이고 나아가 외국에서도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는 글로벌 농부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앞으로 세계 농업계를 이끌어갈 큰 농사꾼이 되겠다며 야무진 포부를 펼치고 있는 열네 살 소년 농부, 그 작고 소중한 발걸음을 따라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