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군의 넓은 삽교평야가 펼쳐진 조용한 시골 마을. 이곳에는 같은 울타리 안에 나란히 자리 잡은 비슷한 느낌의 두 집이 있습니다. 하나는 단층, 다른 하나는 복층으로 지어진 이 집들은 부모님과 아들 부부가 ‘따로 또 같이’ 사는 구조로 설계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설계는 아들이자 남편인 조희준 씨의 손에서 탄생했습니다.
교육청 공무원으로 일하는 희준 씨는 사무실에서 익숙하게 다뤄온 엑셀로 평면도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평면 설계만으로는 벽 두께 등 입체적인 요소를 구현할 수 없다는 한계를 느껴, 목수 친구의 도움으로 3D 모델링까지 익히게 되었습니다.
특히 희준 씨는 서로의 공간을 존중하며 살 수 있도록 설계에 세심한 신경을 썼습니다. 두 집 모두 남향으로 배치하되, 창문은 서로의 집을 향하지 않게 하고, 현관 역시 살짝 틀어 배치했습니다. 부모님 집은 건강과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편백나무로 내부를 꾸미고, 목욕을 좋아하시는 부모님을 위해 조적 욕조와 천창을 설치해 운치를 더했습니다.
아들 부부의 집은 설계 초보의 흔적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초인종 커버를 씌우지 않아 새벽 3시에 합선으로 귀신 소동을 겪거나, 세탁기 공간을 고려하지 못해 작은 세탁기를 교체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2층 화장실 창문이 샤워기 헤드와 부딪히는 등 작은 오류도 있었지만, 가족을 위한 정성과 애정이 담긴 집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이 집은 작년 겨울에 완공되어 현재까지 따뜻한 가족의 추억이 쌓이고 있습니다. 비전문가의 손길로 지어진 집이지만, 그 어떤 전문 설계보다 가족의 사랑과 배려가 가득 담긴 이 특별한 주택을 함께 탐구해 보세요.
건축탐구 집, 문경의 트랜스포머 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