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양 지리산 자락에 사시는 점순 어머님께서는 겨울이면 더욱 바빠지십니다. 붉게 달아오른 아궁이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와 가마솥의 김은 이 계절의 상징처럼 다가옵니다. 이곳에서는 그 풍경만 봐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입맛이 돋우어집니다.

새벽이면 점순 어머님께서는 어김없이 아궁이 앞에 앉아 계십니다. 긴 겨울밤이 끝나고 동이 틀 무렵, 옻나무로 옻 물을 내려 간장을 담그시고, 콩을 삶아 메주를 쑤시는 어머님의 손놀림은 어느새 예술이 되었습니다.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타오르는 불길 앞에서 하루를 시작하시는 점순 어머님. 손끝에 느껴지는 전통의 깊이는 오랜 시간과 정성의 결과입니다. 겨울이면 유난히 바쁘시지만, 어머님께서는 이 모든 과정이 즐겁다고 말씀하십니다. 그 말씀을 들을 때면 남편 되시는 학구 어르신께서는 묵묵히 옆에서 도와주십니다. "몸은 괜찮으신가요?"라며 걱정이 섞인 물음도 잊지 않으십니다. 그렇게 두 분께서는 서로의 손길과 마음으로 이 추운 계절을 따뜻하게 녹이십니다.

특히 겨울이면 점순 어머님의 댁에는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오곤 합니다. 오래된 친구분들이나 자녀분들, 아니면 고향의 정을 그리워하며 찾아오신 분들까지. 그럴 때 점순 어머님께서는 가마솥의 마법을 보여주십니다. 빨갛게 고추장을 버무린 닭찜, 묵은지와 돼지고기를 넣어 푹 찐 음식들. 소박하지만 정갈한 산골 밥상이 손님들 앞에 차려집니다. 가마솥에서 익어가는 냄새는 그 자체로 마음을 달래주는 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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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솥 앞에서 보내시는 점순 어머님의 시간은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행위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것은 어머님의 삶, 그리고 전통과 연결된 시간입니다. 예전에는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가마솥이 필수였다면, 이제는 이웃과 자녀분들께 따뜻한 정을 나누기 위한 도구가 되었습니다. "가마솥을 보면 제 마음이 편안해요. 그 안에 어머님의 손맛과 정성이 담겨 있잖아요." 점순 어머님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시며 환하게 웃으십니다. 어머님의 손길을 받아 든 사람들은 그 음식을 먹으며 지나간 시간을 떠올립니다. 어린 시절 어머님께서 만들어 주시던 음식, 아궁이에서 느껴지던 온기. 그런 기억들이 가마솥 음식과 함께 되살아납니다.

이제는 세월의 흔적이 깃든 점순 어머님의 가마솥은 단순한 주방 기구가 아닙니다. 그것은 어머님의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이웃과 가족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불 앞에서 앉아 일하시는 점순 어머님의 모습은 고단해 보이지만, 어머님께서는 그 안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고 계십니다. 가족과 이웃이 함께 모여 나누는 따뜻한 밥 한 그릇의 소중함. 겨울이면 더욱 그리워지는 이 풍경은 단순한 추억을 넘어 우리의 삶과 연결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지리산 자락에서는 점순 어머님의 가마솥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납니다. 그 냄새는 바람에 실려 사람들의 마음을 녹이고, 어머님의 손맛은 방문객들의 추억을 불러일으킵니다. 가마솥에 담긴 따뜻한 이야기는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이어줍니다. 우리도 언젠가 어머님의 댁을 찾아 그 온기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그곳에서 겨울의 따스함과 함께 삶의 여유를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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